[인터뷰] 유아인, “엄마 위해 선택한 '깡철이', 엄청 부담돼요”…①

신소원 기자 idsoft3@reviewstar.net
신소원 기자 idsoft3@reviewstar.net
입력시간 : 2013-10-02 11:23:44 수정시간 : 2014-04-11 19:03:03

사진 : 리뷰스타 DB
최근 국내영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20대 남자배우들의 약진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스크린을 거머쥔 스타들은 3040대 배우들이었다면, 20대 배우들은 스크린 파워보다 브라운관 스타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2013년 영화들이 주로 거친 남자 이야기들을 다루는 액션물이 인기를 끌면서 20대 남자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8세 남자배우 유아인은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이어 곧바로 영화 ‘깡철이’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꾸준한 대세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를 최근 날씨 좋은 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영화 ‘깡철이’, 담백과 밸런스의 조화로움”

유아인은 영화 ‘깡철이’를 출연배우 김해숙, 김성오, 이시언 등 배우들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봤다. 기존 영화배우들이 영화 관계자들과 함께 가편집시사 때 미리 영화를 접하고 시사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반면에 ‘깡철이’의 배우들은 일부러 기자들과 함께 영화를 보며 같이 기분을 나눴다.

그에게 영화를 본 소감을 묻자 “정말 재미있게 잘 봤어요. 촬영을 한 게 물론 다 구현될 수는 없었지만, 촬영한 소스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어떤 분위기로 만들었느냐가 관건인데 충분히 잘 표현됐다고 생각해요”라며 원톱주연으로서 ‘깡철이’의 전체적인 드라마에 대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유아인은 “사실 액션 장면도 좀 편집되고 전체적인 호흡도 짧아지고 감정선도 담백해진 편이더라고요. 음악 포인트도 늦춰졌고 조금은 가벼워진 부분이 있어서 밸런스가 좋았던 것 같아요. 두 가지 세계가 조명으로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데, 조화롭게 잘 섞인 것 같아요. 약간 아쉽다면, 한 세계를 더 보고 싶다고 하지만 두 세계가 공존할 수밖에 없는 운명 안에서 어느 정도 수위를 조절해서 담백하게 표현한 게 효과적이지 않나 싶어요”라며 전문가처럼 영화의 내, 외적인 부분까지 세밀하게 생각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런데 약간의 아쉬움이 드는 게 효과적이지 않나 싶어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꽉 채워진 것보다 모자란 듯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밥을 먹을 때도 약간 짰으면 좋겠다는 느낌 아시죠? 드라마 자체가 워낙 무거운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것들에 대해서 자극적인 소재여서 걱정을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담백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기쁜 일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사진 : 리뷰스타 DB
◇ "눈물의 양이 영화적 가치를 판단하는 건 아니잖아요"

다양한 20대 배우를 만나 인터뷰를 나눴지만 유아인은 ‘20대 배우’라고 한정짓기에는 뭔가 많은 생각을 가진 배우임에 틀림없었다. 이에 영화적인 부분에서 더욱 디테일하게 접근해, 영화 속에서 관객들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코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에 유아인은 “그렇다고 너무 많이 울 필요도 없는 것 같아요. 눈물의 양이 영화적 가치를 판가름 하는 것은 아닌데, 슬픈 영화가 많이 울수록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생각해요. 한 방울을 흘리더라도 가치있게, 자연스럽게 흘리고 싶었고 관객 분들도 그렇게 느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촬영했어요”라고 밝혔다.

또한 “앞에 있는 사람이 눈물을 흘리면 언젠간 슬프겠죠. 그래서 그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라며 극중 명장면으로 ‘김밥’ 장면과 ‘파출소’ 장면을 꼽았다. 해당 두 장면은 아들 강철이와 엄마 순이의 깊은 사랑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어, 러닝타임 108분 중 절반 이상이 액션임에도 눈물을 짓게 하는 감동스토리 장면이다. 유아인은 “파출소 장면에서는 엄마도, 저도 안 울잖아요. 그런 것들이 주는 슬픔이 더 슬플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마음 속 잔잔하게 남을 수 있는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작품 선택하고 촬영하는 동안 가장 경계했던 건 과장, 과잉, 오버였어요. 배우 스스로도 경계해야 했어요. 배우들은 에너지를 발산하고 신들린 연기를 원하고, 덜 하면 찝찝한데, 그런 것들을 정제하고 포기할 줄 알아야 더 좋은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라며 원숙한 답변을 내놓았다.

2003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 이후 10년 동안 유아인은 많이 성장했다. 배우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또래 친구들과는 조금은 달리 사물을 바라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배우 유아인이 영화를,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뭇 달랐고 진지했다.

유아인은 시사회를 통해 ‘깡철이’의 기분 좋은 출발을 느꼈다는 기자의 말에 “모든 배우들이 혼신의 힘을 다 한 영화였고, 두 여성 분 다 순수해요. 깨끗한 자세로 임하니까, 김해숙 어머니 같은 대배우가 눈물을 흘리고 정유미 배우가 그걸 보면서 눈물을 흘렸어요. 가짜가 하나도 없는 거예요. 두 여배우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좋은 시너지가 나왔던 것 같아요”라며 자신보다 자신과 함께 영화에 임한 출연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사진 : 리뷰스타 DB
◇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라 선택했죠”

유아인은 ‘깡철이’ 시나리오를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깡철이’ 시나리오를 읽기 전과 후 유아인의 배우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배우’에 대한 자신의 편협했던 생각을 반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아인은 ‘완득이’와 비슷한 제목 때문에 ‘깡철이’ 시나리오를 한 장도 펼치지 않았다고 밝히며 “우연히 ‘깡철이’를 보게 됐을 때 좋은 마음이 이끌렸고, ‘내 자신이 어떻게 그럴 수 있지?’라는 반성을 해서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어요. 시나리오를 통해 연기하는 배우인데, 제목만으로 그 전 ‘완득이’와 비슷하다고 작품을 보지도 않은 건 정말 반성할 일이죠”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보고 난 느낌을 묻자 “읽어봤을 때의 느낌은, ‘엄마’였어요.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순수한 이유이기도 하고, 그래서 시나리오를 읽고 작품의 전략을 짜게 됐죠”라며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시작했는데 이거야말로 배우로서 본질에 가까운 선택이 아닐까 싶었어요.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는 일을 하는데, 이보다 더 본질적인 선택이 있을 수 있을까요? 이번에는 계산을 덜 하자고 생각했어요. 시기적으로 잘 맞을까 여러 가지 고려할 만한 내부적인 상황들을 선택의 기준으로 물린 채로 저는 순수한 마음으로 임했어요”라고 말했다.

‘엄마’라는 원론적인 접근 방법, 사람들에게 진짜 감동을 줄 수 있는 정공법을 택한 배우 유아인은 온전히 작품 그대로에 대해 열정을 보였다. 그에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을 묻자 “엄청 느껴요. 욕심이 있으니까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혼신의 힘을 다해 불태웠으니 그걸로 끝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알아줬으면 좋겠고 그런 것들이 불안감을 만들어요.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되는데 떨치려고 해요”라고 말했다.

욕심이 있는 만큼, 부담감도 있을 것. 부산 남자로 변신을 시도한 배우 유아인의 ‘깡철이’는 2일(오늘) 개봉했다. 그의 순수한 바람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까. 20대 배우, 그 이상의 무언가를 표현한 유아인의 ‘깡철이’는 관객들에게 진짜 눈물과 웃음을 선사할 것이다.

[사진=서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