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②] 김정은, “교무실 오열 장면, 찍기 싫은 생각뿐이었어요”

노윤정 기자 idsoft3@reviewstar.net
입력시간 : 2015-09-14 19:09:16 수정시간 : 2015-09-14 19:25:10

▲사진 : 별만들기이엔티 제공
[헤럴드 리뷰스타=노윤정 기자] ‘여자를 울려’ 속에서 김정은이 분한 정덕인은 정말 온몸으로 울었다. 하고 나면 진이 다 빠질 정도였다. 때문에 교무실에서 오열하는 장면은 정말 찍기 싫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김정은 표현에 따르면 ‘정신줄을 놓고’ 찍었다. 그래야 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표현해낼 수 있는 가장 극한 감정을 표현하려니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혹사당하는 기분이었다.

“오열하는 정도가 아니라 바닥을 뒹굴고 무너지고. 잠깐 제 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 힘들죠. 그런데 그것보다 ‘이렇게 해도 되나? 그래도 여배우인데 너무 심했나’ 싶어서 겁이 났죠. 그럴 때 감독님이 힘을 주셨어요. ‘네 등 뒤에 대한민국 어머니들이 있다’ 그런 말을 하시는데 두려울 게 없는 거예요. 제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엄마들이 뒤에 있다는데 그거보다 더 강한 용기가 생기는 말이 없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풀어갔던 것 같아요”

김정은은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에 끌려 정덕인이라는 캐릭터를 선택했고, 시청자 역시 정덕인의 시원시원함에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때문에 극이 진행되며 그런 부분이 많이 희석돼 아쉬움을 남겼던 것도 사실이다.

“많은 분들이 답답하셨을 거예요. 당연히 제 감정을 따라오시니까 제가 답답해지면 같이 답답해지고, 제가 힘들어지면 같이 힘들어지고. 본의 아니게 답답함을 드려 죄송하게 생각해요”(웃음)

“생각해보면 이미 전제는 있었어요. 아이가 죽은 이유가 이 남자(강진우/송창의 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시놉시스에 나와 있던 사실이에요. 이 전제가 있었음에도 사람들이 첫 시작의 밝음과 건강함을 잊지 못한다는 건, 제가 너무 잘해서 그런 걸까요.(웃음) 제작진이 함께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살짝 들어요. 저희가 하지 않기로 한 이야기를 한 것도 없고, 할 이야기를 못한 것도 없어요. 계획된 이야기를 다 한 거였는데 왜 답답함을 느끼실까. 초반에 아줌마의 힘으로 나쁜 남자들을 물리치는 모습이 항상 절제당하는 우리나라 엄마들을 대신해서 무언가 풀어주지 않았나 싶은 마음도 들어요. 여기에 힘을 많이 받으셨나 보다, 더 충족시켜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 싶었죠”

▲사진 : 별만들기이엔티 제공
모성애, 주체적인 여성, 김정은이 보여줘야 했던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김정은은 송창의와의 애틋한 멜로 연기로도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아직까지 자신의 ‘멜로’가 통한다는 것이 기분 좋았고, 상대 배우 송창의가 멋있다는 말을 들으면 자기까지 뿌듯해졌다.

“제가 (극 중에서) 엄마이고 밥집아줌마기는 한데, 그 안에서 사랑을 하는 게 ‘살아 있네~’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저는 여성 시청자분들이 저를 아바타 삼아서 그 상대역이 되시는 걸 알아요. 송창의 씨가 달콤한 고백을 하면 그게 마치 본인의 이야기인 것처럼 들리고.(웃음) 사람들이 송창의 씨 멋있다고 하면 저도 혼자 뿌듯해했거든요”

“송창의 씨는 정말 느끼할 수 있는 대사를 안 느끼하게 하는 재주가 있어요. 예를 들면, 제가 사랑한다는 말에 대해 ‘왜?’라고 물었던 장면이 있었어요. ‘당신 같은 사람이 왜 나 같은 사람을 사랑해요?’라고 하니까 버럭 화를 내면서 ‘나 같은 여자라니, 당신이 왜 나 같은 여자야. 다시 그런 말하면 혼내줄 거야’라고 하는데, 정말 안 느끼하게 잘 했어요. 그런 대사 잘못하면 못 봐준다고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