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창의, 부드러움 속 뜨거운 에너지를 품은 배우

노윤정 기자 idsoft3@reviewstar.net
입력시간 : 2015-09-26 14:55:51 수정시간 : 2015-09-26 15:17:51

▲사진 : WS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 리뷰스타=노윤정 기자] 배우 송창의가 또 다시 ‘도전’을 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고등학생 아들을 둔 아버지 역할. 잘 어울릴까? 시청자뿐 아니라 연기를 하는 배우 역시 주어진 역에 다소 의아함을 나타냈으나, 그는 결국 다시 한 번 연기 변신을 이뤄냈다.

송창의는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에서 고등학교 교사이자 아내를 잃고 홀로 고등학생 아들을 키우고 있는 강진우 역할을 맡아 40회를 달려왔다. 미혼에 아이도 없는 입장에서 결코 연기하기 쉬운 역할은 아니었을 테지만, 송창의는 위화감 없이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메인 캐릭터로서 극을 이끌어갔던 김정은과도 완벽한 멜로 호흡을 보여줬다. 그만큼 노력을 많이 했고, 높은 시청률로 그 노력을 보상받았다. 때문일까, 작품을 이야기하는 송창의의 얼굴에서도 만족감이 느껴졌다.

물론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역할. 송창의는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는 어떻게 자신한테 이 역할 제의가 들어왔는지 의아했을 정도라며 웃어 보였다.

“(연출을 맡은 김근홍 감독과는) ‘이산’이라는 작품을 같이 했던 분이라 일단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생각했죠. 만나서 ‘이게 가능하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감독님이 ‘그동안 작업을 같이 해보고 싶었다. 송창의와 김정은이라는 배우가 이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 같이 시너지를 내고 협력해서 가보고 싶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때 느낌이 오더라고요. 이 작품은 치열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김정은 씨와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기대를 했었죠”

▲사진 : WS엔터테인먼트 제공
송창의는 강진우라는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문제아를 둔 아빠의 마음은 어떨까, 자식한테 미안한 마음도 들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극 중 윤서(한종영 분)만한 조카를 떠올리며 감정을 이입하기도 했다. 비단 아버지로서의 마음뿐 아니라 많은 변화를 겪는 인물을 연기하며 송창의 역시 여러 가지 톤을 보여줘야 했다. 당연히 어렵고 힘든 부분이 있었다.

“진우가 힘들어 지는 시점에서 아들과의 관계나 진우의 주변 상황들이, 슬럼프라기보다는 찍는 동안 ‘감정을 좀 쓰네?’라는 기분이 들게 했죠. 그런데 항상 감독님이 힘들어 질 거라고 미리 짚어주시더라고요. 그냥 한 씬 한 씬 성실히 찍자는 마음으로 했어요”

한 씬 한 씬 성실히 찍고, 모니터 역시 꼼꼼하게 했다. 자칫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색해질 수 있는 역할이기에, 극에 어우러지기 위해 모니터도 더 많이 하며 다른 배우들과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걱정했던 ‘부성애 연기’는 많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부성애를 나타내는 장면들이 많지가 않아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워요. 종영이와 첫 촬영 끝나고 좋은 느낌을 받아서 ‘재미있게 가지겠는데?’ 그랬는데 끝까지 즐겁게 했어요. 아빠와 아이의 마음이 잘 붙었다고나 할까요”

“촬영장 밖에서도 ‘아들’이라고 불렀어요. ‘케미’라는 게 내가 불편하면 연기하기도, 그걸 보기도 불편할 텐데 상황 자체가 어색하지 않았고, 대사도 친근감 있게 써져 있어서 편하게 되더라고요. 진우 마음도 이해되고. 그래서 공항에서 윤서랑 헤어지는 장면이 그렇게 슬펐어요”

극 중 자신의 아들 역할을 맡았던 한종영과의 호흡 역시 좋았다. 한참 선배인 송창의 입장에서 볼 때 어린 나이에 표현하기 어려울 수 있는 역할을 맡아, 힘든 점을 내색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견했다.

“나이가 어리잖아요. 극 중 인물의 삶이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을 테니 얼마나 부담이 됐겠어요. 그런데 인물에 들어갔을 때 임하려는 자세가 좋았고, 열심히 하려는 모습으로 연구를 많이 해왔어요. 드라마 찍으면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붙었더라고요. 윤서가 검정고시 붙었다고 좋아하는 장면을 찍은 날, 학교에 붙었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붙었네?’ 신기하기도 했고, 축하한다고 해줬어요. 열심히 하는 친구예요”

▲사진 : WS엔터테인먼트 제공
‘여자를 울려’ 속에서 송창의는 고등학생 아들을 둔 아버지이기도 했지만, 한 사람을 온 마음 다 바쳐 사랑한 남자이기도 했다. 극 중 송창의는 한 없이 자상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랑을 했다. 멜로 연기에서는 무엇보다 상대 배우와의 호흡이 중요한 터. 송창의 표현대로라면 ‘치열한 사랑’을 함께 했던 김정은과의 연기 합도 더할 나위 없었다.

“상대 배우의 눈을 바라보면서 연기를 하는데, 주고받음이 상당히 좋았어요. 연기하는 접근 방식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김정은 씨한테 좋은 에너지를 받았던 것 같아요. 대본보다 120%을 더 한다는 느낌? 그게 김정은 씨가 가져가는 에너지가 아닌가 싶어요. 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강한 에너지로 부딪히겠구나, 같이 달려가겠구나 싶었는데, 결국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죠”

“김정은이라는 배우가 왜 사람들한테 좋은 배우로 각인돼 있는지 연기하면서 느꼈고, 작품 끝날 때까지도 좋은 점을 많이 받아들이려고 노력을 했고요. 호흡을 주고받을 때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송창의는 극 중 강진우와 달리 실제 성격은 그리 다정하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강진우의 사랑 역시 실제 송창의의 사랑과는 달랐다. 하지만 ‘강진우는 사랑이 중요한 사람이다’라는 것을 이해하고 나니 연기하면서도 가슴이 아팠다. 마지막 회에서 부른 ‘그대와 영원히’라는 곡 역시 직접 선곡했다. 강진우의 입장에서 보니 가사가 그렇게 먹먹하고 슬플 수가 없었다.

“강진우의 사랑과 저의 사랑은 너무 달라요. 그 사랑이 너무 치열해서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지치는 거예요. 그런데 진우는 그런 사랑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 입장에서 헤아려 보니까 이해가 되더라고요. 이 사람한테는 정말 소중한 사랑이겠구나. 개인적으로 저는 그런 사랑 못 할 것 같아요. 솔직하게, 만약 내가 그런 상처를 줬다면 사랑을 갈구하지 못할 것 같아요”

▲사진 : WS엔터테인먼트 제공
힘든 점도 있었지만 ‘여자를 울려’는 송창의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작품이 됐다. 힘들게 전작 ‘닥터 프로스트’를 마친 후, 자신의 패턴대로라면 공연을 해야 하는 타이밍이었지만 따뜻한 느낌의 드라마를 한 편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여자를 울려’라는 작품을 만났고, 또 한 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가 됐다.

“훈훈한 드라마 한 편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 ‘여자를 울려’를 만났어요. 고등학생 아버지 역할을 원한 건 아니었지만.(웃음) 열심히 달려왔고, 좋은 연기자분들도 많았어요. 저보다 다 선배님들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많은 선배님들과 작업을 할 수 있는 드라마가 많지 않아요. 하면서 촬영에 임하는 자세 같은 것들도 많이 배웠죠. 특히 이순재 선생님, NG 한 번 없이 어떻게 저렇게 하실까, 감탄했어요”

지난해 말부터 드라마로 달려온 송창의는 이제 다시 뮤지컬로 팬들 앞에 선다. 그에게 있어서 뮤지컬은 처음으로 배우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키우게 된 계기이자,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열정,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하나의 장이다. 때문에 그에게 공연 무대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공연을 해야 해소가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앞으로 계속 배우를 한다면 한 번씩 쏟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 제 감성을 건드렸던 게 공연이기 때문이겠죠. 무대에서 에너지를 주고 뛰는 걸 하다 보면 저도 에너지를 받아요”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어요. 그런데 저는 공연하면서 많이 해소했어요. 뮤지컬에서 여장도 해보고, 애기 역할도 해보고.(웃음) 여러 가지 역할을 하다보니까 해소가 되는 부분이 있어요. 방송 쪽에서는 부드럽고 차분한 이미지로 많이 비쳐지는데, 그런 걸 탈피하기 위해서 뮤지컬을 하는 건 아니지만 해소는 좀 되는 것 같아요”

▲사진 : WS엔터테인먼트 제공
2002년 뮤지컬 ‘블루사이공’으로 데뷔한 이래 송창의는 공연과 드라마, 영화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쉼 없이 작품 활동을 계속해왔다. 한 작품 촬영에 들어갈 때마다 온 힘을 다하고 에너지를 쏟다 보면 체력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지칠 법도 한데, 그는 연기를 놓은 적이 없다. 여전히 연기와 무대에 대한 갈증이 느껴지는 그에게 대체 연기의 매력이 무엇이기에 그렇게 쉬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는지를 물었다.

“일단 먹고 살아야 하고.(웃음) 어쨌든 저한테는 직업이잖아요. 내 직업에 내가 가치를 두고 달려온 거죠. 평생 직업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20, 30대 때 열심히 하지 않으면 30, 40대가 힘들어질 거잖아요. 이제 40대를 어떻게 시작하는 배우가 될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죠. 배우라는 직업은 남들이 특별하게 바라봐주는 시선이 있는 것이지, 제 입장에서는 특별한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하나의 직업이기 때문에 가치를 어떻게 두고 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