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계상, '볼매'라는 말이 어울리는 배우

윤소정 기자 idsoft3@reviewstar.net
입력시간 : 2015-12-02 14:52:19 수정시간 : 2015-12-07 13:43:50

[헤럴드 리뷰스타=윤소정 기자] 알면 알수록 더 매력적이란 말은 윤계상에게 딱 맞는 수식어다. 로코물에 딱 적합한 외모를 소유하고 있는 그는 ‘극적인 하룻밤’을 통해 다시 한 번 로코물의 대가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과거 진행된 인터뷰에서 “가벼운 영화보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묵직한 작품들을 더 많이 하고 싶다”고 말한 윤계상에게 있어 ‘극적인 하룻밤’은 다시 한 번 도전해야하는 또 다른 장르였을 것이다.

“‘극적인 하룻밤’을 선택한 이유는 로코물을 다시하고 싶었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요즘 살기 어려운 시대여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 젊은 사람들이 많은 걸 포기하는 것 같더라고요. 사랑도 그렇고, 그런 걸 포기한다고 살아남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저 또한 20대를 겪으면서 많은 실수를 겪었는데 그게 잘못된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주고 싶었기도 하고요”

윤계상은 이미 ‘6년째 연애중’ ‘레드카펫’을 통해 찌질남의 정석을 보여주며 남성 관객들은 물론 여성 관객들의 공감까지 이끌어냈다. 그런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다시 찌질함을 중무장한 채 스크린으로 뛰어들었다.

“이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감독님이 남자여서 그런지 감독의 찌질함이 너무 잘 살려져 있었어요. 술을 먹고 전여자친구에게 전화하고, 그런 부분들에 공감이 많이 된 것 같아요. 만약에 저도 30대 초반이었다면 전여자친구에 결혼식에 갈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엄청 쿨한 척하면서(웃음) 그런 것들이 시나리오에서부터 많이 녹아있고, 정훈이(윤계상 분) 자존심에 똘똘 뭉쳐있는 부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니깐 악의성은 하나도 안 보이고 무척 귀여워 보였어요”

‘로드 넘버원’에서 한예리와 함께 출연을 했고 같은 소속사 선후배이지만 함께 호흡을 맞춘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윤계상은 한예리의 눈빛만 봐도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뭐가 힘든지를 단번에 맞출 만큼 한예리와의 멋진 호흡을 자랑했다.

“한예리 씨의 팬이었기에 사랑스러운 부분은 너무 많았어요. 연기를 하면서 첫 장면을 찍는데 솔직히 극중에선 무척 이상한 여자지만 밉지가 않더라고요. 옆에서 조잘대는데 그 웃음조차 예뻐 보였어요. ‘행동하는 게 호감이구나’ 이걸 많이 느껴죠”

“언젠가는 대본을 들고 터덜터덜 들어오는데 뭐가 힘든지 눈에 다 보이더라고요. 그만큼 마음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게다가 소속사도 같아서 영화 전부터 친분이 있던 상태였거든요. 현장에서도 먼저 친해지려고 노력을 하는데 워낙 친하다보니깐 처음부터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스킨십에 대한 것도 불편하지 않았고요”

모든 장면들을 디테일하게 살리는 것은 윤계상의 능력. 그는 자신이 가장 잘 살린 것 같은 장면에 대한 물음에 주저 없이 대답하면서도 많은 노력과 고민, 그리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답했다. 그 당시를 회상하는 듯한 그의 표정에선 아직도 진지한 내음이 풍겨졌다. 그 때문인지 과거 했던 역할들과 180도 다른 모습을 선사했다.

“유머러스한 부분은 디테일을 살리고 싶어서 시나리오를 보고 그대로 막힘없이 연기했어요, 헌데 러브신은 시나리오대로 하면 정말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대사를 수도 없이 고쳤어요. 영화는 불편하면 안 되잖아요. 관객분들이 ‘저런 애가 어디있어?’ 말하는 순간 몰입이 깨지는 거에요. 사실 ‘극적인 하룻밤’이 설정 자체가 억지라 조금 공감하기 힘드실 수도 있지만 러브신 장면에선 더 리얼하게 들어가려고 많이 애를 썼어요”

“‘6년째 연애중’보다 더 어리게 보여야한다고 생각했어요. ‘6년째 연애중’은 오래된 연인이기에 유부남처럼 능글맞은 부분이 있었어요. 근데 이번에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풋풋한 커플이기에 오히려 장난도 많이 치고 심하게 했던 것 같아요”

‘라스트’ ‘극적인 하룻밤’ 등 이미 검증된 원작을 바탕으로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자신감을 내비췄다. 자기가 결정했기에, 자신이 결정한 것은 끝까지 책임지고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윤계상의 연기 철학도 엿볼 수 있었다.

“‘극적인 하룻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때마침 연극에서 연기를 하던 친구가 제가 아는 동생이더라고요. ‘이거 연극이 얼마나 인기가 있길래 사람들이 많이 볼까’라는 궁금증이 생겨 동생한테 물어봤더니 ‘근데 형, 주인공이 맡는 사람마다 매번 달라’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어떤 배우가 들어 가냐에 따라서 노는 재미가 무척 달라진다고 했어요. 그래서 원작은 따로 보지 않았어요. ‘형이 생각하는 대로 하면 좋을 것 같다’는 동생에 말에 의지했죠(웃음)”

“연극 무대에 서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해야 한다는 생각뿐 손에 잡히진 않아요. 정말 좋은 작품이 와야지 자신감 있게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잘할 수 있는 걸 해야하는 것 스타일이에요. 내가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는 걸 선택해야지 시도적인 것은 저 같이 고민이 많고 걱정이 많은 사람이 하면 실수할 수 있거든요”

god라는 이름 아래 이미 무대에 서 본 윤계상은 가수의 경험이 연기를 하는 데에 있어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또한 가수 활동을 접고 연기로 뛰어든 초반에 가지고 있던 긴장감들과 초초함은 이제 사라지고 없어 보였다. 그 덕분으로 ‘삼시세끼’에서 이미 친분을 보인 유해진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일단 카메라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카메라의 범위라던가, 연극하는 분들은 무대를 자유롭게 활용하시니깐 카메라가 익숙하지 않으시잖아요. 하지만 전 그 분들과 달리 카메라 앞에서 많이 서봤기 때문에…, 사실 이게 강점이라기 보단 저는 기회가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첫 연기부터 주인공을 맡았거든요. 그런 부분이 너무너무 죄송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악착같이 성실하게 연기에 임했어요. 제 촬영분이 없어도 현장에 항상 빠짐없이 나갔어요. 그래야지 밉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이제는 내가 잡고자 하는 것들이 잡을 수 없는 거란 것을 알게 됐어요. 연기라는 건 끝없는 훈련이더라고요. 분명 지금보다야 훨씬 더 나아지겠지만, 그 기간을 남들보다 더 빨리 축소시키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한번은 유해진 씨한테 ‘형처럼 연기를 잘 하고 싶어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간단한 대답이 돌아오더라고요. ‘나처럼 20년을 하면 돼’, 그 말을 듣고 많은 걸 깨달았어요. 그 말이 정답이었던 거죠. 그런 것들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지금의 제 수준을 인정하니깐 인생을 즐기게 된 것 같아요”

“고민이 생길 때마다 유해진 씨와 정말 많은 얘기를 해요. ‘소수의견’을 찍으면서도 연기를 잘하고 싶어 유해진 씨한테 질문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계상아 억울해 하지 마. 다 너만큼 죽을힘을 다해서 연기해. 그래도 안 되면 그땐 더 열심히 하면 되는 거야’라고 말 해주신 적이 있어요. 그 말을 딱 들으니깐 ‘연기를 하면서 왜 작품이 잘 되지 않을까’ 딜레마에도 빠졌던 적이 있는데 그건 그냥 자만이었던 것 같더라고요. 연기를 하는 현장은 정말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치열해요. 다들 ‘내 경력이 이 정도니깐, 이 정도만 해야지’라는 생각을 안 하세요. 정말 잘 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까 매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시더라고요. 그런 거에 비하면 전 아직 멀었죠. 전 이제부터라도 그 분들의 발자취만 열심히 따라가면 될 것 같아요(웃음)”

윤계상은 이제 한층 더 성장한 배우가 되었다. 그의 연기 철학은 더할 나위 완벽했으며 연기에 대한 고집도 꺾을 수 없는 열정으로 보였다. “저는 생각이 많아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두려워요”라고 윤계상은 말했지만 윤계상은 항상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있었다. 단지 그 역할에 대한 자신감이라는 무기가 있었을 뿐. 앞으로도 윤계상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날개를 달고 더 큰 도전을 향해 날아가길 바란다.

(사진=서보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