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우 “배우가 좋아서 달려가고 있는 거죠”

윤소정 기자 idsoft3@reviewstar.net
입력시간 : 2015-12-18 15:18:04 수정시간 : 2016-01-06 11:14:27

[헤럴드 리뷰스타=윤소정 기자] 천방지축 동네 오빠일 것 같은 그의 모습에서 진중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찾았다. 영화 ‘히말라야’에서 산, 한 곳만을 보고 달려 나가는 박무택의 모습과 정우는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단지 산과 연기라는 초점만 달랐을 뿐. 영화에 대한 부담감도 없지 않아있었다는 그의 모습에서도 웃음은 연신 떠나지 않았다. 그는 생각보다 더 유쾌했으며 사랑스러움까지 간직한 배우였다.


“기자 분들한테 ‘영화가 좋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하지만 관객 분들에게 선보이지를 못해서 어떤 반응 보이실지 궁금하기는 하네요. 일반 시사회에서는 직접적으로 영화를 잘 봤다고 말씀하셨는데 본격적인 개봉을 하고 나서가 가장 궁금해요(웃음)”

“산악인 역할을 하면서 고생스러운 것도 했잖아요? 히말라야랑 몽블랑도 가보고…, 평상시에 산을 많이 좋아하고, 여러 나라의 산을 가는 걸 좋아한다면 모를까. 그런 게 아니라서 무척 힘들었던 것 같아요. 고산병을 겪으면서 특히나 더 힘들었는데 배우 정우나 인간 정우에게나 잊지 못할 값진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이렇듯 정우는 산을 오르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고 수많은 연습을 했다고 한다. 실화라는 사실을 더 실제처럼 표현하려한 그는 인터뷰 순간에서 조차 당시를 생각하는 듯 한껏 상기된 얼굴을 보였다. 그렇기에 정우에게 ‘히말라야’는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던 작품이었을지도.

“아무래도 네팔 현지에서 촬영했던 부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 장면들을 분할로 촬영해서 그 부분이 가장 쉽지 않았어요. 날씨 때문에 시야가 안 보이기도 했고요. 배우들마다 스태프들마다 고산 증세도 다 각자 오더라고요. 잠자리도 정말 불편했고요. 정말 신기하게도 저는 잠자리는 네팔이 조금 더 힘들었어요. 오히려 몽블랑에서는 너무 편했거든요. 하지만 네팔에서는 합판하나랑 모포 하나 깔고 자니깐 거기에서 깨끗한 것 찾고 청결한 것 찾으면 정신 나간 행동이고, 그런 건 절대 기대하면 안 되더라고요. 세수랑 양치는 했는데 샤워는 못했어요. 샤워를 하면 고산병 증세가 더욱 심해진다고 해서요”

“그리고 네팔 현지에 가기 전에 도봉산이랑 북한산에 가서 실제로 훈련을 받았어요. 한국등산학교라고 거기에 가서 암벽 등반부터 시작해서 빙벽등반에서 훈련을 받았고요. 긴장도 정말 많이 되더라고요. 몸에 근육이 많으면 많을수록 빙벽 등반이 힘들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어요. 피케를 꽂아서 등반을 해야 하는 데 근육이 펌핑 되면 그게 꽂아지지가 않는다더라고요”

정우는 영화 촬영을 하면서 가족이 가장 많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기에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었을 것이다. 정신적 고통에 육체적 고통까지 합쳐지면서 정우는 연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고 한다.

“지금 여기는 정말 좋은 환경이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죠. 그 곳에 가니깐 의식주에 대한 감사함이 저절로 생기더라고요. 사소한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 소중한 사람에 대해 고마움을 느낄 수 있던 것 같아요. 영화 속 메시지도 그런 것 같아요”

“가족들과 친구들이 무척 많이 생각났어요. 엄마한테 전화해서 울 수도 없고 밤이 되면 눈물이 주르륵 흐르더라고요. 아마 대부분 그러지 않았을까요? 육체와 정신이 복합적으로 너무 힘드니깐요. 거기에 가면 육체가 정신을 크게 휘감아버리더라고요. 그게 상당히 무서웠죠”

“그곳은 실제 자연이니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잖아요. 갑자기 기후가 변할 수도 있고 거기까지 가는 것조차도 쉽지가 않더라고요. 헬기와 경비행기를 타고 그러니깐 쉽지가 않았죠. 경비행기가 덜덜 떨리고 하늘에서 스쿠터 타는 느낌이었어요. 다시 간다면 그때보단 여유 있게 여유를 가지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그리고 그 대자연을 보니깐 최선을 다해서 꿈을 가지고 배우를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그 분들도 산을 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정말 배우가 좋아서 달려가고 있는 거니깐. 16좌 등 그런 것을 정복하고 정상에 오르시는 게 목표나 꿈이지 않을까”

과연 故 박무택 대원으로 정우가 섭외된 이유는 무엇일까. 정우는 앞선 영화 ‘쎄시봉’에서도 실제 인물을 연기한 바 있다. 과연 그는 어떤 매력을 갖고 있기에 실화를 연기하는 배우로 섭외되고 돋보였던 걸까. 그리고 그는 故 박무택 대원을 보다 더 잘 표현하기위해 많은 자료를 찾으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제 생각에는 고인이 되신 분과 비슷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고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느낌과 뉘앙스가 조금 비슷하다고 생각을 해주셔서 캐스팅이 된 것 같아요. 보면서도 ‘내가 하면 잘 표현해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웃음) 하지만 故저 박무택 대원은 저보다 훨씬 더 용맹하고 멋있는 분이신 것 같아요. 그건 정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다큐멘터리를 보고 ‘저대로 해야겠다’며 연기적으로 도움을 받지는 않았어요. 그 보다도 숨을 거둘 때 자세라든지 아니면 주변 환경이라든지 그때 당시의 호흡이라는 걸 상상은 해야 했죠. 사진이나 자료가 있었으니깐 ‘어떤 상황이겠다. 극한이자 최악의 상’황이라 생각하면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거죠”

“실존 인물, 그 사람의 이름을 걸고 하는 것에 대해 부담도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연기할 때 무척 조심스러웠고,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부담감으로 카메라 앞에 서면 움츠러든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생각을 가지면서 그 감정에 대해서 충실하되,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새롭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게 또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하니깐요. 박무택 대원도 밝고 경쾌한 분이라고 들어서 그 부분도 많이 고려했어요. 사전에 고인이 되신 분 가족 분들과 엄홍길 대장님에게 정확하게 동의도 구했고요”

실제 촬영현장과 극중에서 막내 역할을 톡톡히 해낸 정우는 선배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특히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황정민에 대해서는 존경하는 마음까지 드러내며 듣는 사람의 가슴마저 따뜻하게 만들었다.

“선배님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죠. 너무나도 훌륭하신…, 것도 우리나라 국민들도 아신 사실이니깐요. 배우의 덕목부터 시작해서 정말 많은 걸 배운 것 같아요. 황정민 선배가 리더의 모습으로 다른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이 지칠 법 할 때 항상 앞장서서 하시니깐 저절로 따라가게 되더라고요. 그런 느낌이 정말 대단한 선배구나 새삼 생각하게 됐어요. 라미란 선배님도 홍일점인데 누나가 정말 많은 고생을 했어요. 남자들도 힘들어한다는 곳을 여배우로서 하기가 쉽지가 않았을 텐데 묵묵히 유쾌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준 누나한테 너무 고마워요”

마지막으로 정우는 ‘히말라야’에 자신의 모든 걸 쏟아낸 만큼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고 모두 솔직하게 말했다. 또한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영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손익분기점만 넘겼으면 좋겠어요. 그게 쉽지는 않겠지만요(웃음) 이번 작품은 배우로서 사람 정우로서 정말 큰 경험을 하게 해준 작품인 것 같아요. 정말 많이 배웠어요. 저의 부족한 점을 여과 없이 보게 되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 한 발 한 발 나아가면서 더 성장해야겠죠”

“저는 작품을 고를 때 장르에 제약을 두지도 않고 캐릭터에 제약을 두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만드시는 분의 주관적인 의견도 들어가 있고, 관객들의 호응도 얻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만나고 싶은 게 소망이죠. 정말 표준 답안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게 제 진심이에요”

(사진=서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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